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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안성소녀, 홀로 세계를 여행하다
윤기봉 2009-07-21 추천 1 댓글 0 조회 290

   
 
  ▲ 이보라 양이 가족들과 함께 웃고 있다.  

안성 출신 18세 소녀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혼자 세계 여행을 갔다 왔다.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자퇴한 후 8개월간 인도·네팔·태국·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중국·티베트 등 8개국을 돌았다. 로드스쿨링을 위해 당찬 걸음을 옮겼던 흔적들을 <길은 학교다>에서 풀어냈다.

   
 
 

▲ 이보라 양이 현지 청년과 거리를 걷고 있다.

 
 
혼자 계획 세우고, 혼자 떠나고

처음 배낭여행 이야기가 나왔을 때 보라 양 엄마는 극구 반대했다. 하지만, 3개월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엄마를 설득한 결과 허락을 받았다. 그 다음 과제는 돈. 보라 양은 혼자서 세계 여행 계획을 세우고, 주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후원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모두 800만 원이 모였고, 이번 여행에서 700만 원을 사용했다. 8개월 동안 여행을 준비하고, 8개월 동안 여행을 다녀온 셈이다.

미지의 세계, 18세 소녀는 홀로 세운 계획대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겼다. 물론 계획은 계획일 뿐, 실제 코스와 일정은 수시로 변경되었다. 덕분에 계획 리스트에 없던 중국과 티베트를 덤으로 갈 수 있었다.

동남아 8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그녀는 새로운 사실 하나에 놀랐다. '나 홀로 배낭여행'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다닌다는 사실! 그녀가 길 위에서 만난 '나 홀로 배낭족'들이다.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 고모

겁도 없이 혼자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중3 때의 경험이었다. 고모가 권유하고 지원해서 한 달간 다녀온 '인도여행 캠프'. 그때 얻었던 자신감은 고스란히 '홀로 배낭여행'에서 발휘되었다.

고모가 보라 양을 지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보라 양 부모는 모두 청각 장애인이다. 그러다보니 고모는 보라 양 남매에게 더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홀로 배낭여행' 때도 고모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약점이 될 수 있는 집안 환경이 오히려 그녀를 더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청각 장애인인데 너만 생각하느냐?" "평범하게 학교 공부나 열심히 할 일이지 무슨…." 일부 주위 사람들에게 비난 아닌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고모는 여전한 그의 지원군이 되어주었다. 여기에 좋은 생각이라며 응원해준 보라 양 담임 교사와 이웃들이 더 많았다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 이보라 양과 현지 소년들과 함께.  
'로드 스쿨러'로 우뚝 서다

고글리('고'정희 문학상을 통해 만나, '글'도 쓰고 문화 작업도 하는 '리'(마을)라는 이름의 1020 청소년 문화 작업자 연대)를 통해 만난 친구들은 그녀의 또 다른 응원군들이다. 그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 내놓은 책 <길은 학교다>는 그녀와 친구들을 '로드 스쿨러'(Road schooler)로 만들기도 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보라 양은 다큐멘터리 제작 감독을 꿈꾼다. 19세 땐 다큐멘터리 <로드 스쿨러>를 제작해 '2008년 대전독립영화제 장려상 수상', '제10회 한국청소년 영상제와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초청' 등의 성과도 올렸다. 20세인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학과에 다니고 있다. 

학교를 벗어나 다양한 학습 공간을 넘나들며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교류하고 연대하는 청소년들이 스스로를 일컫는 말, '로드 스쿨러'. 주 1회 정기적으로 모이는 보라 양과 '고글리' 친구들이 '로드 스쿨러'들이다. 올해 가을쯤이면 '로드 스쿨러'란 제목으로 친구들과 함께 만든 책이 나올 예정이다.

   
 
 

▲ <길은 학교다> 이 보라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009년/ 250쪽/ 1만 원.

 
 
내가 만난 보라 양은

이렇게까지 말하고 나니 '이보라'는 천재인가보다 할 수 있겠다. '다른 소녀들과 달리 뭔가 특별한 게 있는 사람이 아닐까' '가정 형편도 꽤나 괜찮겠지'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안성 집에서 만나보니 그런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이었을 뿐. 외모로 보나 사람 대하는 것으로 보나 평범, 그 자체였다. 단지 조금 더 발랄하고 자신감이 있다는 것 외에는. 가정 형편도 아버지는 '액세서리 노점상', 어머니는 '농아인협회 수화통역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정도다.

"내가 만난 친구들 중에서는 학교를 자퇴하고 홀로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꽤나 많았어요. 저는 단지 행동으로 옮겼을 뿐이죠."

그렇다. 평범함과 비범함의 차이. 그것은 실천 여부였던 것. '로드 스쿨러'란 신조어를 만들어낸 이 양과 그의 친구들. 그들은 단지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가라'는 문구를 실천하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앞으로 '로드 스쿨러'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이보라 블로그 http://blog.naver.com/bora5759 

출처: http://www.newsnjo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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