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님의 제안에 따라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이 무릎 꿇고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때 장로인 이명박대통령도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한 일에 대해 말이 많은 모양이다. 이 일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라는 단체가 성명을 통해 발표한 것처럼, 대통령이 수천 명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영부인과 함께 무릎을 꿇은 채 1분여 간 통성기도를 한 것은 “군사독재 시절 일부 종교인이 용비어천가를 부르려고 만든 국가조찬기도회가 이제는 권력 위에 군림하는 절대권력이 됐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정치 권력에 대한 기독교의 세력화에 대한 비판이다.
둘째는 대한불교청년회가 “사회적 갈등요소가 되고 있는 일부 공직자들의 종교편향과 일부 종교 광신도들의 민족문화유산 파괴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국가 수장으로서 지도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것처럼 국가 수장으로서의 지도력 무능에 관한 비판이다.
셋째는 “전적으로 목사에 의해 진행된 기도라면 사찰에 와서 의식에 따라 108배는 할 거냐”며 “현재 종교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데 대통령의 이 같은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국론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손안식 조계종 종교편향위원회 상임위원장의 발언처럼 국론 분열에 관한 문제이다.
정말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이 그렇게 비판받을 만한 일인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본질을 왜곡해도 상당히 왜곡하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의 의장이나 한국기독교에 무릎을 꿇은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이 믿는 하나님에게 무릎을 꿇은 것인가? 본질에서 떠나도 한참 떠나 있다. 이러한 주장은 비판할만한 가치도 없다.
대한불교청년회의 주장에는 정부가 자기 종교를 무시한다는 견해를 깔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불교는 민족문화유산의 보호라는 미명하에 자기의 이익을 얼마나 챙겼는가? 수십 년 동안 국립공원 입장료에 구경도 하지 않는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를 포함시켜 국민들의 돈을 착취한 사실을 그대들은 잊었는가? 그러면서도 종교편향이니 일부 광신도들의 민족문화유산 파괴니 하는 말을 할 수 있는가? 민족문화 유산과 불교문화 유산을 혼동하지 말라. 그동안 불교가 정부로부터 받은 특혜는 다른 종교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지금도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종교를 담당하는 종무국이 있다. 종무국에는 종무관과 종무1담당관실 그리고 종무2담당관실이 있는데, 종무관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종무국을 총괄하고, 다른 두 사람은 각각 불교와 천주교를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종무1담당관실은 불교를 담당하고, 종무2담당관실은 기독교, 천주교, 유교, 민족종교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래도 정부가 불교를 차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오히려 다른 종교가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불교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종교와 동등한 입장에 서야 되지 않겠는가?
손안식 종교편향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신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 같다.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 사람의 기독교 신앙인으로 자신이 믿는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이다. 불교인이 대통령이 되면 아마 국가를 위한 법회에서 자신의 신앙에 따라서 불교의 예를 갖출 것이다. 괜한 트집과 종교 간의 갈등을 빌미로 정부를 협박하는 배후에 사악한 의도가 있지 않은가 의구심이 든다.
헌법 제20조 1항의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은 대통령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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