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커지게 되면 교인과 관계 끊기고 목회자는 설교인 그쳐
윤기봉
200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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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랑침례교회 유상채 목사 “교회가 커지게 되면 교인과 관계 끊기고 목회자는 설교인 그쳐” |
![]() 성도 500명 넘으면 분립 원칙 색깔 다른 9개교회 세우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 다사랑침례교회(유상채 목사)를 찾은 건 지난 26일 오전. 교회는 올 가을 입주할 재개발 아파트 입주민들을 맞을 채비를 하느라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화단과 예배당 내벽도 새로 꾸미고, 1층 식당과 지하 공간 사이엔 리프트도 설치 중이었다. 공사는 소음도 없이 차분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었다. 외관상으로는 이 교회가 9개의 교회를 분립·개척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담한 사이즈였다. 분립·개척의 역사는 다사랑침례교회가 창립되고 6년이 지난 1993년 시작됐다. 이 교회 부목사가 서울 보문동에서 양문교회를 개척했는데 매월 교회 재정의 십일조를 지원해 자립을 도왔다. 자립 이전이나 이후에도 목회나 행정에 대해 관여하는 일은 일절 없다. 97년엔 분립 교회 2호가 탄생했다. 역시 이 교회 부목사가 부평 지역 빈민들을 위해 늘하나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그러다가 99년 유상채(52) 목사가 미국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교에서 공부한 뒤부터 방법을 바꿨다. 무작정 지원에서 실제 자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각 교회 형편과 지역 상황에 맞게 개척 교회의 목회 방향을 정하게 했다. 지원도 거기에 맞췄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특색 있는 교회, 자립하는 교회들이 됐다. 빈민들을 위한 늘하나교회를 비롯해 장애인들을 위해 광명에 개척한 행복이가득한교회, 기존 교회의 부채를 갚아주고 지역 주민을 섬기는 교회로 거듭난 서산제일교회, 농촌 결손 가정을 위해 2007년 개척한 경주의 다사랑교회 등 9개 교회는 저마다 독특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다사랑침례교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분립·개척한 경우도 있다. 광명 늘사랑교회는 다사랑침례교회와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같은 지방회 소속이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씩 기도회도 같이하고, 지역 활동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마침 우리 교회와 늘사랑교회 사이에 재건축 아파트가 들어서는 데 경쟁보다는 서로에게 '잘돼야 한다'고 만날 때마다 얘기합니다." 분립·개척에 대한 유 목사의 원칙은 이렇다. 장년 성도 500명이 되면 무조건 분립하고, 기존 교인들 중에서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분립한 교회로 가게 한다. 분립한 교회가 자립할 때까지 지원은 계속하되 교회에 대한 행정적 간섭은 일절 하지 않는다. 지금 다사랑침례교회의 장년 성도는 350명. 유 목사는 이미 분립·개척할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유 목사는 "광명 시내의 개발 지역을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 요즘은 종교부지가 추첨제여서 신청을 해도 선정이 쉽지 않다"고 분립 준비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2∼3년에 한번꼴로 교회를 분립시키고서도 어떻게 교회가 정상적으로 유지돼 올 수 있었을까. "매년 연말 통계를 낼 때마다 깜짝 놀랍니다. 인원이나 재정이 도와준 것만큼 정확하게 채워져 있거든요. 마치 계속해서 퍼내도 고이고 고이는 샘물 같다고나 할까요." 처음 교회를 분립할 때나 지금이나 교인들의 요청은 여전하다. 우리도 한번 큰 교회를 만들어보자는 것. 그때마다 유 목사는 이렇게 설득한다. "교회가 커지면 교인과 목회자의 관계가 끊기고, 목회자는 설교하는 기능인으로 전락합니다. 교인들에게도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그건 목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점심식사 시간. 교회 식당엔 교인들이 상을 차리느라 분주했다. 교인들이 각자 집에서 준비했다는 먹음직스러운 반찬들을 가운데 두고 유 목사와 교인들, 인부들이 한데 어울려 식사를 했다. 거기엔 목회자와 교인들 간에 아무런 거리낌이나 구분이 없었다. 다사랑침례교회는 사업에 실패했거나 병에 걸려 생활이 어려운 교인들에게는 물질도 지원하고 기도도 함께 나눈다. 아홉 차례나 정성껏 퍼주고, 또 퍼주려는 교회가 여태껏 마르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광명=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 |
출처: http://www.kukinews.com/mission/article/view.asp?page=1&gCode=mmis&arcid=092140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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